자본시장 성장성 좋아 금융업계 블루오션 부상

▲ 신한베트남은행 신동민 법인장(왼쪽 세번째)과 박노완 주 대한민국 총영사(가운데) 그리고 김흥수 호치민 kocham 회장(오른쪽 세번째) 등 관계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애플경제=이해리 기자] 국내 금융업계도 선도적으로 베트남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2009년 한국과 베트남 정부간 '전략적협력동반자' 정립으로 경제적 이해관계가 보다 긴밀해지며 한국 금융기관의 베트남 진출도 증가했다. 

특히 은행권은 베트남 금융시장이 막 떠오르기 시작한 1990년대 초중반부터 진출을 시작했다. 현지 금융사를 인수하거나 새로 시장에 진입하는 한편 기존의 영업망을 확장하는 등 다양한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신한은행은 1993년 가장 먼저 베트남 시장에 진출, 한국계 은행 최초로 호치민 대표 사무소를 설치했다. 이후 2009년 법인으로 전환해 현지 영업을 강화했다. 2011년에는 신한베트남과 신한비나를 합병해 지난해 말 기준 18개 지점으로 외국계 은행 중 최대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해 12월 ANZ BANK 베트남 리테일부문을 인수하면서 HSBC은행을 제치고 외국계 은행 1위로 올라섰다.

ANZ은행 리테일 부문은 영업점 8개, 직원 303명의 규모로 신한베트남 은행 통합 이후 자산 규모는 자산규모는 33억 달러, 신용카드회원 24만 명, 총고객수 90만 명, 임직원 1400여 명에 이르며 당기순이익으로 454억원을 거둬들였다.

아울러 2015년 12월에는 한국과 베트남에서 함께 모바일 전문은행 서비스인 '써니뱅크'를 선보였다. 써니뱅크는 신용카드, 대출 등 모바일 금융서비스와 현지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한류, 패션, 문화 등의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핀테츠(Fintech+Contents) 사업모델이다.

써니뱅크는 출시 이후 2개월 만에 회원수 1만 명을 돌파하는 등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베트남 자산가를 관리하는 개인자산관리(PWM) 모델을 도입해 현지자금을 조달하는 등 기업 중심의 영업 방식에서 벗어나 리테일과 기업비중을 5:5로 맞춰 더욱 균형 있는 성장을 이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베트남 모바일 결제 사업자인 엠서비스(M Service)와 함께 베트남 핸드폰 번호로 실시간 해외 송금이 가능한 'MoMo ID 해외송금'을 출시했다. 엠서비스는 베트남 현지에서 전자지갑 앱인 'MoMo(모모)'를 출시해 500만 가입자와 5000여개의 오프라인 제휴처를 보유한 베트남 현지 e머니 1위 사업자다.

신한은행은 이를 통해 국내 체류 중인 베트남 근로자가 베트남에 거주 중인 가족에게 실시간으로 해외 송금을 간편하게 보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 우리은행 베트남하노이지점 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우리은행은 현지 리테일 영업 등을 강화하고자 베트남 중앙은행에 현지법인 설립 신청서를 제출한 후 약 3년 만인 2016년 10월 베트남 현지법인 신설 승인을 획득해 지난해 1월 영업을 개시했다. 

우리은행은 베트남에서 기존 하노이와 호치민지점에 이어 최근 박린 지점을 개설, 총 3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한 해 4~5개씩 꾸준히 현지 영업점을 늘려갈 계획이다. 

특히 채널과 상품 등을 다양화하고 적극적인 현지영업 추진으로 베트남 외국계은행 중 선두권으로 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9월 베트남 현지 신용카드 '베트남 우리은행 플래티늄카드' 등 7종의 신용카드를 출시하며 리테일 영업 강화를 위해 상품 라인업 구축에 나섰다.

현지 백화점, 할인마트, 극장, 호텔, 항공사 등과의 다양한 신용카드 제휴를 유치해 각종 할인혜택, 쿠폰제공, 포인트 적립 등의 서비스 제공으로 베트남 리테일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지 고객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한국의 직장인 신용대출, 부동산 담보대출, 우량고객 신용대출, 방카슈랑스 등 다양한 여수신 상품 등을 현지화해 경쟁력 있는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KEB하나은행은 베트남에서 옛 외환은행이 하노이지점을 개설했고 옛 하나은행이 호치민지점을 개설하는 등 2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하노이와 호치민 지점에서는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을 대상으로 시설자금과 운영자금 대출, 무역금융, 자본금 계좌 관리 등 주로 기업금융 관련 업무를 취급한다. KEB하나은행은 베트남을 중국·인도네시아·인도·필리핀 등과 함께 아시아 5대 거점 중 하나로 육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하나금융지주는 베트남 4대 국영상업은행인 베트남산업은행(BIDV) 지분 인수에 나서면서 베트남에서 금융업을 크게 확장한다.

KB국민은행은 현재 베트남 호치민 지점과 하노이 사무소 2개의 현지 네트워크를 보유 중이다. 앞으로 현지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 및 중견기업을 타겟으로 한 마케팅 전략을 추진해 영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처럼 금융사들이 베트남을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성장 잠재력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국내 금융사 수장들도 베트남 현지 방문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베트남 시장 진출 확대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현지에 진출해 있는 국내 금융사들의 현지 영업활동도 보다 수월해져 베트남 시장에서의 성장률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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