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적 용도엔 제한”…인 메모리 DBMS로 인기높아 충격파 커
레디스사 “개발자 위한 것이나 정작 MS 등 클라우드 업체가 재미”
개발자들 “제한적 라이선스 변경으로 제품 개발엔 사실상 유료”

인 메모리 DB 관리시스템인 개발 도구 '레디스'를 제한적 오픈소스로 변경한 레디스사의 홈페이지 화면.(사진=레디스)
인 메모리 DB 관리시스템인 개발 도구 '레디스'를 제한적 오픈소스로 변경한 레디스사의 홈페이지 화면.(사진=레디스)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많은 개발자들에게 필수로 인식되는 레디스가 더 이상 상업적 이용은 허락하지 않는 제한적 오픈소스로 제공될 것이란 소식에 사용자들이 경악을 금치못하고 있다. 제품 개발자들로선 사실상 유료나 다름없게 된 것이다.

레디스, 편리하고 쉬운 개발도구로 인기 높아

개발자들에게 가장 큰 인기를 끄는 레디스는 지금까지 무제한 오픈소스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제작사인 레디스가 최근 이에 제한을 가함으로써 적잖은 파장을 던지고 있다. 사측은 최근 “새로운 라이선스로 변경해서 배포함으로써 (상업적 용도의 사용을 금하는 등) 제한적 접근 방식을 채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비관계형 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인 NoSQL의 일종인 레디스는 모든 데이터를 메모리에 저장하고 조회하는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로 인기가 높다. 자연히 속도가 빠를 뿐 아니라, 영속성과 읽기 성능과 쓰기 성능이 뛰어나다. 즉 “고성능 키-값 저장소로서 문자열, 리스트, 해시, 셋, 정렬된 셋 형식의 데이터를 지원하는 NoSQL”이라는 회사측 설명이다.

이는 데이터 처리 지연을 없애고, 다양한 자료구조를 갖추고 있어, 개발자로선 무척 편리하고 개발을 한층 쉽게 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다.

그러나 레디스사는 이를 변경된 RSALv2 및 SSPLv1 라이선스에 따라 ‘사용 가능한 소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유료로 레디스를 제공한다는 의미다. 무제한 오픈소스 방침을 철회, 소스 코드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던 그간 이 회사의 BSD(Berkeley Software Distribution) 방식을 폐기한 것이다.

“훈련, 교육 목적 이외엔 무제한 사용 불가”

최근 ‘2024세계보안엑스’에서 만난 국내의 한 SW보안업체 개발자도 소식을 들었다면서 “레디스사가 말한 ‘사용 가능한 소스’는 라이선스가 붙은 배포 가능한 소프트웨어를 제한적으로 제공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는 “레디스사 얘기로는 물론 공개적으로 액세스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수정이 가능하지만 제한이 따른다”면서 “일단 개발자들이 단순히 훈련이나 교육 목적으로 이를 사용할 수 있지만, 제품을 만들거나 상업적인 SW를 개발할 때 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제한은 Redis 버전 7.4부터 적용된다. 만약 상업 용도로 사용하려면 레디스 솔루션을 호스팅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자가 레디스사와 별도 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것을 뜻한다.

레디스는 이처럼 ‘사용 가능한 소스’라는 라이선스 제한을 가한 레디스는 이에 대해 “소스 코드를 지속적으로 ‘허용된’ 범위에선 널리 사용될 수 있다”고 원론적인 설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레디스가 이같은 조치를 취한데엔 나름대로 불만스런 사정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레디스의 CEO인 로원 트롤로프는 일단 “최근 몇 년 동안 해당 소스코드가 널리 사용되면서 상업화 측면에서 ‘독특한 일련의 문제’가 발생했다”고 IT프로포탈 등 현지 업계 언론을 통해 밝혔다.

레디스, “MS 등이 본사의 노력과 투자를 상품화” 불만

그러면 ‘독특한 일련의 문제’가 무엇일까. 그 동안 레디스는 나름대로 개발자 커뮤니티와 협력, 오픈소스를 무제한으로 제공함으로써 대량의 SW개발을 후원해 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엉뚱하게 가장 큰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가 이를 통해 큰 상업적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불만이다.

즉, 일반 개발자보다는 마이크로소프트나 AWS 등 대형 클라우드 제공업체들이 더 ‘재미’를 봄으로써 “레디스의 노력과 투자를 상품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사람이 갖는’ 격이다. 그래서 자사에게 더 이상 어떤 상업적 이익도 없다고 판단, 이처럼 제한적인 라이선스 변경 조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디스의 이런 조치는 이미 비슷한 사례도 있다. 실리콘밸리 SW 개발업체인 해쉬코(HashiCorp)사도 작년에 라이선스 변경을 한 바 있는데, 그 바람에 오픈 소스 커뮤니티이 크게 반발한 적이 있다. ‘MongoDB’사도 역시 비슷한 사례로 꼽힌다.

특히 해쉬코는 작년 8월 회사는 소스코드 라이선스를 상업적 이용을 금지하는 BSL(Business Source License)로 변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결정은 오픈 소스 생태계 커뮤니티 전반에 걸쳐 심한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해쉬코는 “너무 많은 공급업체들이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프로젝트 작업으로 상업적 이익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향후 제한적 라이선스 변경 오픈소스 확산 여부 관심

실제로 같은 시기에 파리에서 열린 국제 클라우드 대회인 ‘KubeCon 2024’에서도 레디스의 라이선스 변경 소식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당혹하거나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럼에도 일각에선 “비록 이러한 사례가 일반적인 것은 아니지만, 너무 우려할 것도 아니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선 아직은 ‘소스 사용 가능’이라는 조건의 라이선스로 제한을 가하는 경우가 대세는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무제한 오픈소스가 널리 확산되면서, 이를 통한 상업적 부가가치도 커지면서 원래의 제조사들의 태도가 전과는 달라지고 있다. 레디스나 해쉬코의 입장 변화도 그런 맥락이다.

이에 “사용자들의 개별 상황, 즉 상업적 용도 유무에 따라 기업이 오픈소스 라이선스에 접근하는 방식이 결정된다”는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즉 제한적 유료방식이 보편화될 것이란 얘기다. 그래서 레디스는 “이번 조치를 통해 기술 배포를 간소화하고, (MS, AWS 등) 클라우드 제공업체와의 관계를 재정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오픈소스를 다시 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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